폴란드와 9조 원 규모의 초대형 방산 계약 체결… 현대로템, K2 전차로 유럽 공략 본격화
폴란드와 9조 원 규모의 초대형 방산 계약 체결… 현대로템, K2 전차로 유럽 공략 본격화
지난 7월 2일, 현대로템이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추가로 수출하는 약 9조 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 수출은 단순히 장비 판매에 그치지 않고,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K2 전차, 유럽 전장에 본격 진입
K2 전차는 현대로템이 개발한 차세대 전차로, 뛰어난 기동성과 사격 정확도, 자동화된 사격 통제 시스템 등을 갖춘 한국형 주력전차다. 이미 폴란드와는 2022년 1차 수출 계약(180대, 약 4조 원 규모)을 통해 성공적인 진출을 이뤘으며, 이번 2차 계약으로 총 360대의 K2 전차를 공급하게 되었다.
이번 계약은 국내 생산 117대, 그리고 폴란드 현지에서 조립 생산될 63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지 기술 이전과 유지보수 능력 확보도 포함되어 있어 단순 구매가 아닌 장기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목적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의 방산 자회사들과 협력해 현지 생산 체계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단일 최대 방산 수출… 의미는?
이번 계약은 총 88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 규모로, 지금까지 한국이 체결한 방산 계약 중 사상 최대다.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22년의 천궁-II(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UAE 수출 계약이 약 4조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서 한국 방산 기술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입증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유럽의 지정학적 긴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NATO 회원국들의 국방력 증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형 무기의 ‘가성비+성능’ 조합이 주요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K-방산, 이제는 글로벌 산업
이번 수출 계약은 한국 방산업계에 거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국내 일자리 창출과 부품 산업 활성화라는 직접적인 경제 효과는 물론, 해외 수주 경험 축적, 기술 신뢰 확보, 장기적인 유지보수 수익 등 다층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폴란드는 이번 계약에서 K2 전차 외에도 자국 내 생산 확대와 향후 유지·보수, 심지어 업그레이드 기술 확보까지 고려하고 있어, 장기적인 K2PL(폴란드형 K2)의 현지화 및 유럽화 전략의 시작점으로 해석된다.
미래 전망
현재 폴란드는 약 1,000대 규모의 전차 도입 계획을 세우고 있어, 이번 2차 계약은 향후 3차, 4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폴란드가 유럽 방산 허브로의 도약을 꾀하는 가운데, 한국의 기술력과 신속한 납기 대응 능력은 매우 매력적인 카드로 평가된다.
또한 K2 전차 외에도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다른 K-방산 무기체계와의 통합 수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폴란드 외에도 체코,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동유럽 및 북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다각도의 외교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한국이 방산 강국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기술, 신뢰, 납기, 협업 능력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K-방산은 이제 ‘국내 산업 보호’의 틀을 넘어, 한국 수출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계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K2 전차의 유럽 활약은 이제 막 시작됐으며, 세계는 지금 ‘Made in Korea’의 군사 기술을 눈여겨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