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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겸손과 사랑으로 세상에 던진 울림

by DSEM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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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주의, 불평등, 환경 파괴가 만연한 오늘날의 세계. 이 격동의 시대 속에서, 단순한 종교 지도자를 넘어 ‘전 인류의 양심’으로 불리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제266대 가톨릭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Pope Francis)**이다.
2013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전격 사임 이후 선출된 그는 교황 역사상 최초의 라틴 아메리카 출신, 예수회 소속,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을 택한 교황이다. 그 상징성과 더불어, 그는 기존 교황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소박함으로 전한 신앙의 본질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고, 젊은 시절에는 화학을 전공한 후 늦게 성직자의 길로 들어섰다. 교황이 된 이후에도 그는 늘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찾으려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고급 교황 전용차 대신 소형차를 타며, 금과 장식으로 둘러싸인 의전복 대신 간소한 복장을 입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교회는 위에서부터 통치하는 기관이 아니라, 백성들과 함께 걷는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열린 교회, 포용의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존의 엄격한 교리를 넘어, 오늘날의 언어와 시각으로 신앙을 새롭게 해석한다. 그는 이혼자, 동성애자, 무신론자, 이슬람 신자에게조차 “당신은 하느님의 자녀”라며 포용의 손길을 내밀었다.
특히 “우리는 판단할 권리가 없다. 하느님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는 전통주의적 사고에 익숙한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은 말한다. “교회의 사명은 심판이 아니라 치유이며, 배제가 아니라 환대다.”

 

생태와 기후 위기에 대한 응답

2015년, 그는 환경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를 발표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환경 중심 회칙으로, 인간의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지구는 우리의 공동의 집이며, 모든 피조물은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고 말한다. 그 회칙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깊은 영향을 미쳤고, 기후 위기에 대한 윤리적 담론의 중심을 형성했다.

 

종교와 문화, 국경을 넘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름’ 속에서 ‘연대’를 발견하려는 지도자다. 그는 이슬람, 유대교, 불교, 심지어 무신론자들과도 대화의 문을 열며, “우리는 모두 형제다”라는 철학을 실천에 옮겼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무슬림 최고 지도자와 함께 “형제애에 관한 선언”을 발표한 사건은 종교 간 평화를 위한 상징적 이정표로 남았다. 이러한 노력은 교황을 종교의 경계를 넘어선 평화의 사절로 자리매김시켰다.

 

내부 개혁, 진실과 마주하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내부 문제, 특히 오랜 세월 묻혀왔던 성직자 성학대 사건과 교황청 재정 불투명성 문제에 강경히 대응해왔다.
그는 은폐가 아닌 투명성을, 침묵이 아닌 고백을 택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 노선은 일부 전통주의자들의 반발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그는 “교회는 변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믿음의 표현”이라며 흔들림 없이 개혁을 이어가고 있다.

 

시대를 위한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 여기,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을 위한 교황이다. 단지 하늘의 진리를 설파하는 것이 아니라, 땅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함께 울며, 함께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
그는 우리에게 말한다.

“사랑은 문을 열고, 증오는 벽을 세운다. 우리는 벽이 아니라 다리를 놓아야 한다.”

그의 존재는 단지 신앙인에게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를 깊이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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